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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남기는 오늘 하루

고양이 발톱을 너무 짧게 잘라서 피가 났다. 나의 큰 실수 (후회)

고양이와 함께 한지 5년만에 큰 실수를 저질렀다.

고양이 발톱을 깎아주다가 발톱 하나를 너무 많이 잘라서
그만 발톱에서 피가 난 것이다.

끝만 살짝 살짝 잘라줘야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발톱 깎던 막판에 낑낑대니까 조급함이 몰려와
"이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딱! 자른 것이 화근이었다.

고양이 발톱은 굵기도 있고 단단하기 때문에
그 길이를 단호하게 딱딱 잘라줘야 깔끔하게 깎이는데
내가 정신이 나갔었는지
깎을 곳을 너무 많이 잡아버렸나보다. 욕심부리지 말았어야하는데..

문제의 마지막 발톱을 자를 때
낑! 소리 한번 하고 가길래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괜찮나? 내가 잘못했나?하다가
잘 걸어가길래 아 괜찮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발톱 잘 깎았어 하고 칭찬해줬는데
조금 있다가 살펴보니 앞발에서 빨간 피가 보였다.

그래 내가 잘못한거 맞았다. 그 마지막 발톱 자를 때 한번 더 생각했어야하는데..

순간 너무 미안한 마음과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막 달려가서 화장솜을 가져다가 지혈을 해줬다.

살펴봤는데 발톱에 배어나오는 피가 보였다.
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밤중이었기에
그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미안해 내가 미안해라는 말만 계속 했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건가 이 바보 멍청이

5년간 함께 하면서 이렇게 후회가 되기는 처음이었다.

그 와중에 요녀석은
앞발에서 피가 나는데 또 표정은 평소랑 똑같은 표정이었다.
큰 눈으로 올려다보면서 머리를 만져달라고 내 손에 머리를 비벼댔다.

나는 한손은 지혈을 하고
한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아프지 미안해"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뭐라도 위로해줘야겠다 하고 통조림을 따 줬는데
입이 짧은 녀석이지만
다행이 잘 먹어줬다.

하지만 내 손에 일어난 일이니까 죄책감이 심해서 그런지
내게 그 후유증이 오래 갔다.
이틀동안 고양이를 볼 때마다
아니면 일하다가 문득문득
발톱 자를 때의 상황이 생각이 나서 소름이 돋아
고개를 흔들며 떨쳐내려고 애써야 했다.


고양이 발톱의 피는 10분정도 있으니 멈췄지만..
한걸음 한걸음 움직일 때마다 신경이 쓰였고

자려고 누웠는데 방 앞에 내가 보이는 곳에 앉아서
꼬리로 앞발을 감싸고 나를 쳐다보고 있으니
왠지 원망하는 것같이 느껴져서 마음이 무거웠다.

진짜 원망을 했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ㅜㅜ

익숙해져서 괜찮겠지 하다가
순간의 방심에 이렇게 사고가 나버린다.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

사건이 있던 날 밤.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어느새 내 가슴 위로 올라와 자리를 잡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녀석을 보면서
이런 나라도 옆에 있고 싶은건가 싶어 가슴이 뭉클했다.

내가 잘할게. 미안해.